영화_드라마 일기/영화감상

헤어질 결심 : 사랑이란 뭘까

tea_pot 2022. 8. 20. 20:48

이 영화를 보고나선 사랑이란 뭘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영화가 말하고 싶어하는 주제도 이런걸까.

박찬욱감독님 영화는 '아가씨'때도 그렇고, 항상 보고나서 이건이건가 저건저건가하고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달까.
관통하는 주제를 찾았다! 싶다가도 또 이게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그 생각하는 과정이 즐거워서 여러번 보게되는 것 같다.

우선 첫느낌은
우리 모두 아는 사랑이란 감정을 표현하는게, 그리고 받아들이는게
이렇게 각각 사람마다 다르다는게 안타깝다. 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에 한번 잠자리를 하는게 우리의 사랑이 유지되고있다고 생각하는 아내,
잠자리를 하면서 서로의 교감보다는 그냥 자기만족에 겨워만하는 연기를 보고 내가 착각하나 생각했는데,
석류와 자라를 자기손에 챙겨 집을 나가는 걸보고 확신했다. 그 덕분에 스킨십장면없이 마음이 통했다!라는걸 보여주는 서래와 해준의 사랑이 더 눈에 들어와보였던 것 같다.

반면에
"바다 깊은 곳에 버려요"라는 말을 사랑으로 생각하고
"미제 사건으로 남겠다"며 그 사랑을 계속할거라고 말하는 것도 참으로 섬뜩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저런 말을 사랑으로 해석하고 위로받았다는게 그간 얼마나 외롭고 어두운 환경에 있었는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슬펐고,
짧은 만남동안의 해준을 곱씹고, 곱씹어서 그에게 가장 오래 기억될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도
얼마나 그를 그리워했고, 끝난 사랑을 혼자 이어왔는지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특히 마지막에
당신이 사랑한다고 했을때 사랑이 끝났고, 사랑이 끝났다고 했을때 사랑이 시작됐다.는 대사가 아마 이 영화의 한줄 요약본이 아닐까.

역시 사랑은 타이밍..
왜이렇게 엇갈리고 이어지기 어려울까.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했어요?"하는 말에 실소를 날리는 탕웨이의 연기도,
첫눈에 탕웨이에게 반한 박해일의 연기도 디테일의 끝판이라고 생각했다.
(가끔 박해일의 대사에 연극톤이 나와서 좀 어색했었지만)

서래의 헤어지지 못할 걸 알기에 헤어질 결심을 하고 행동하기까지의 마지막 몇 분의 서사가 앞의 전개들을 잊게 만들었다.
앞의 전개가 뒤의 서사를 몰립하는데 더 도움을 준건가.

암튼 두고두고 보고싶은 영화다.
왜 사람들이 N차 관람하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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