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제주도여행 (산방산, 애월)

제주도여행 출발~첫째날: 사계전복/루시드엠/산방사/산방굴사/유채꽃/신창풍차해안도로/클랭블루/새별오름/한림칼국수/커피스케치

tea_pot 2021. 3. 2. 16:20

버티다 버티다 결국 여행병이 나버렸다.

 

일고민, 사람고민, 등등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더더욱 안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게 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착하고, 불안해하는 이상한 버릇이

슬금슬금 다시 주변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서 가까운 제주도로의 여행을 결심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 다시금 생각해보면,

- 여행은 내게 나쁜 생각을 작게 만들어주는,

- 머릿속 사이사이에 낀 나쁜생각들을 씻겨내주는 그런 취미인 것 같다.

 

코로나를 통해 내 내면을 다스리고, 관찰해보려는 다짐을 하였으나, 

나에게 맞는 방법은 조용히 앉아서 사색하는 것이 아닌, 

어디든 떠나가서 타지에서 타인과 만나면서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거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생각을 작게 만드는 법, 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금 상기시키는 법, 

동시에 그 생각안에 갇히지 않도록 경계하는 법을 얻게된 여행이었다.

 

[제주도 출발]

아침에 급하게 볼 일을 보고, 엄마의 도움으로 석촌역 급행열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여행이어서 그런지,

덤벙대고 부주의한 내 모습에 너무나도 예민해져있던 탓인지,

가기전에 열차시간을 계속 확인하고, 렌트카 받는 방법에 3번은 넘게 읽어본 듯.

이런 습관이 생겨서 좋긴한데,  세세하고 꼼꼼하게 일을 챙기는게 내게는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인 것 같다.

 

[사계전복]

무사히 예약한 렌트카를 빌리고, 비오는 제주에서 서귀포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저녁을 먹을 만한데가 어디있을까 검색해보다가, 전복돌솥밥 사진을 보고 확끌렸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먹은 음식이기도 하고, 탕국이랑 고등어, 전복 다 먹고싶었던 것들이어서 맛있게 먹었다.

 

- 홀은 굉장히 큰 데 평일저녁인데 비까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 많이없었다. 

- B코스로 시켜먹었는데 괜찮았음. 전복향이 진하진않지만 또 아주 옅은것도아니라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다.

- 전복돌솥밥에 물만넣어먹으면 좀 비릿한 것 같아서, 탕국 넣어먹었는데, 잘했다 생각했음 ㅋㅋ (이건 개인적취향)

- 여기만의 특별한 무언가가있다기보다 평범한데 맛도 무난해서 좋았던 집이었다.

 

전복구이~
전복돌솥밥

 

[루시드엠]

저녁 8시쯤 늦게 도착해서 아저씨께서 우리를 기다리신 모양인데, 아마 우리가 마지막 팀이었던 듯했다.

처음 들어간 숙소는 호텔느낌이라기보다는 유스호스텔느낌이었다.

(2층 복도의 주황색 페인트칠이 유럽여행중 간간히 묵었던 호스텔을 상기시켰다ㅋㅋ)

 

산방산 근처에 유채꽃 철이라 사람들이 많이와서 가격이 뛴 건지, 가격대비해서 그렇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 이틀간 묵고나서야하는 얘기이지만, 층간소음이 엄청 심했다. 위층에 가족단위로 묵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쿵쿵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건 꽤 오랜만이었던듯

- 나는 조식을 잘 안먹어서 패스했는데, 같이 간 수진언니 말에 의하면 그저 그런 조식이었던 듯했다.

- 산방산 뷰라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산방산 뷰인 방은 굉장히 적은 듯했다. 우리 숙소는 밭+(굉장히 짝은)바다뷰였다.

- 안에 향초도 있고, 화장실 타일들도 그렇고 디자인에 뭔가 신경을 쓴 듯한데, 그냥 그랬던 숙소 ㅋㅋ 

-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부는 날씨였는데, 창이 엄청 흔들렸었다. 창가쪽 침대에서 잤는데, 좀 춥기도했던 듯

간이 배드를 하나 더 놔주셨다. 콘센트 위치가 애매해서 좀 불편했다ㅠ

 

[산방사 & 산방굴사]

회사덕분에 (때문에) 수진언니도 나도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우리둘은 서로 여행가서 느즈막히 다닐 스타일들은 아닌 것 같다.)

 

제주도로 오는 3박4일내내 비예보가 있었는데, 막상 아침에 비가 오지 않고, 구름만 껴있었다. (날씨운 대박!)

유채꽃을 쨍한 하늘과 찍고싶은 욕심에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하고, 근처의 산방사를 구경했다.

아침이어서 스님께서 법회를 하고있는 듯했다. 

 

산방사 오르는 길에 발견한 깜찍한 마스크를 착용한 ㅋㅋㅋ

 

산방굴사매표소에서 용머리해안 표도 같이 판매하고 있었던 덕택에, 오늘 용머리해안이 파도땜에 볼 수없다는 소식을 들었다ㅠ

- 산방굴사에 갈거라면, 들러서 용머리해안 표도 같이 구매하는게 좋을듯

- 용머리해안은 바다상태에따라 출입이 그날그날 바뀐다고하니, 미리 전화해보고 가시길!

 

산방굴사는 매표소까지 한 80m 매표소부터 굴사까지 한 80m 정도 걸린다.

굴사에서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고, 아침부터 가벼운 등산도 나쁘지 않았다. (마스크쓰고 아침등산이 좀 피곤하긴했지만ㅋㅋ)

그리고 산방굴사에 약수를 먹으면 인연을 만난다는 소문이 있던데, 약수를 먹기엔,, 코로나시국이라 마스크 벗기도 두려웠다.. 

굴사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유채꽃이 보이는 바다

 

[DAzang Coffee]

굴사에서 내려오는길에 나의 뇌가 카페인을 찾아서, 급하게 카페를 들어갔다.

산방사 바로 밑에 있는 카페인데, 가격대가 생각보다 쎘다. 절에서 법회를 마치고 보살님들이 잠시 앉아서 쉬어가는 공간인 듯했다. 바다뷰도 나름 괜찮은데, 이왕이면 다른 더 좋은 카페를 찾아보시길..

(그런데 나중에 깨달은 사실인데,, 제주도의 카페는 아메리카노가 기본으로 5000원하는듯)

내부는 아가자기하게 꾸며져있다.

 

[산방산 유채꽃]

기다려도 하늘이 영 개지 않아서 더 나빠지기전에 사진을 먼저 찍기로했다.

그래도 비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구름만 껴서 행복한 내표정 ㅋㅋ

 

비안와서, 노란 꽃이 너무 예뻐서 신난 내얼굴

 

유채꽃밭은 1000원 입장료를 받는다.

여러 유채꽃밭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은 유채꽃밭이 이유가 있더랬다ㅋㅋ

유채꽃밭에 들어서자마자 꽃향기가 마스크를 뚫고 코를 찌르는데 너무 행복함 ㅋㅋ

 

꽃앞에서 있어보이게 찍으려고 노력하는 중

 

사진엔 날씨가 좀 따뜻해보이지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 날이었다..

가죽자켓은 좀 추운날이었지만,, 괜찮다 나에겐 렌트한 차가있으니까..ㅎㅎ

 

유채꽃 클로즈업

 

[신창풍차해안도로]

산방산 유채꽃 실컷보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에

카페에서 바다보면서 책이나 읽자! 싶어서 해안도로로 향했다.

 

절대 이곳에선 차에서 내리지 마시오!

풍차가 있는덴,, 이유가 있습니다.

내리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눈을 제대로 뜨고있을 수도 없었음..

길가에 아무데나 차를 대고 사진이나 찍자고했는데,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습니다..ㅋㅋㅋㅋ

 

여기서는 말그대로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면서 운치를 구경하고, 카페에 들어가서 마저 구경하는 걸 추천합니다..

(내가 갔던때가 유난히 바람이 많이부는 때기도했지만,,)

 

농부의 석상(?)이랑 풍차랑 뭔가 뷰가 좋아서

바람바람~~

 

[클랭블루 카페]

블루블루함이 가득한 카페였다.

일찍부터 일정을 시작해서 그런지 들어갈땐 사람이 많이없었는데,

나올땐 사진에 보이는 감귤케이크는 이미 매진이었고,, 좌석도 꽉 찬 상태였다.

난 소파같은 좌석에 앉았는데, 한 좌석은 도로를 등지고 한 좌석에서만 풍경감상이됐어서 풍경을 다 즐길 수 있게 좌석 배치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층에는 좌석이 많이 없는데, 갤러리라 그런지 뷰가 좋다. 

(단, 오전에 사진은 잘 안나온다. 역광이라)

 

후기보면 다들 여기에 일몰보러오는 것 같던데, 그것두 좋을 것 같았다.

 

감귤케이크, 말차라떼, 시그니처 커피

카페에서는 수진언니랑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책을 읽었다.

최근에 아는 언니 추천으로 "명랑한 은둔자"라는 책을 주문해서 읽었는데,

글이 쉽기도하고, 나와 생각이 비슷해서 그런지 술술 읽혔다.

 

제주도에서 돌아온 지금도 아직 읽는 중인데,

각 챕터별 에세이마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기록해보려고하고있다.

그러면 다 읽는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ㅎㅎ

 

날찍어라! 라고 말하는 듯한 카페안의 거울

[한림칼국수 본점]

이번 여행은 코로나때문에 해외를 못가서 온거기도하고, 일상에 많이 지쳐있었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서 온 여행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언니도 나도 딱히 계획없이 다녔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좋았다.

카페에서 책을 어느정도 읽고 배가 슬슬 고파졌다.

점심으로 뭘먹을까 계속 찾아보다가 칼국수집을 하나 찾아서 거기로 가기로 했다.

 

보말전 & 보말칼국수

메뉴는 심플했다.

아마 보말을 못먹는 사람들을 위해 닭칼국수도 메뉴에있었는데, 그 날은 아쉽게도 매진이었다. 

보말전도 보말칼국수도 맛있긴했는데, 보말맛이 엄청 진한지는 잘 모르겠다.

한 번 먹어봤으니, 되었다.. 정도..

그래도 사람들이 끊이지않고 계속 찾아왔다. 점심때를 조금 벗어난 3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좌석도 금새 다 차고,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새별오름]

부들부들..

배도 채웠겠다. 제주에 왔으니 오름을 한 번 가야하지 않나? 싶어서 찾아본 새별오름..

진짜.. 새별오름하면 이젠 두려운 기억만 남았다..

바람 많이 부는날, 새별오름은 절대.. 가지 않기를 추천..

주변에 바람을 막아줄 나무도 한그루없었고, 오름도 굉장히 생각보다 가팔랐다.

밧줄이 곧 생명줄이다 생각하고 꽉잡고 올랐다.

 

바람이 때려서,, 기압차가 생겨서 그런지,, 귀도 아프고,,

다이빙때 배운 이퀄라이징을 여기서 쓰는 듯했다..

 

바람맞고 내려와서 미쳐버린 나...☆

그런데 수진언니랑 굳이굳이 정상까지 찍고 올라가면서 사진도 찍었다 ㅋㅋ

수진언니 초상권으로 영상은 못올리지만, 보면서 웃음이 끊이지않을 영상하나 얻었다 ㅋㅋ

 

새별오름 정상에서 헛웃음만 나오는 나...☆

빨개진 손.. 빨개진 얼굴.. 미춰버린 웃음..

하지만 추억...☆

 

[커피스케치]

이제 뭐하지...?

새별오름에서 얼이 빠져버린 나머지, 어디든 따뜻한 곳으로 가고싶었다..

바다보면서 멍때리는 시간을 많이 갖는게 이번여행 나의 목표(?)였던 만큼,, 다시 바다멍때리러 카페로 향했다.

 

용머리해안 근처의 카페인데,

한옥분위기로 꾸며놓았다.

코로나때문에 좌석은 좀 적은 편인데,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내부에는 좌석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날이 선선하니 좋으면 야외테이블을 이용하시길.

 

커퓌 & 청귤차 & 치즈크로플

치즈크로플과 커피 가격은 사악했다..

하지만 풍경값이라고 생각하고 앉아있었음ㅋㅋ

크로플은 맛이없을 수가 없는 조합으로, 버터가득품은 크로플+달달한아이스크림+짭조름한치즈

목넘기는 것만해도 살찌는 맛이었다.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했던 것 같다.

대학원때부터 느낀건데,

수진언니는 나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내게는 참 따뜻한 사람인 것 같다.

 

서로 비슷한 다른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